일본 철도의 3대 급구배 중에서 우스이 급구배, 이타야 고개를 포스팅했습니다. 이제 남은 한 곳인 세노하치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엄청난 급구배였던 우스이 고개, 4연속 스위치백이 명물이었던 이타야 고개에 비하면 조금 평범하긴 하지만, 세노하치도 일본 3대 급구배 중 한 곳입니다.
세노하치(セノハチ)는 산요 본선의 하치혼마츠(八本松)역과 세노(瀬野)역 사이의 10.6km에 달하는 급구배입니다. 히로시마현의 히로시마시, 히가시히로시마시에 있는 구간으로, 히로시마역 동쪽에 위치한 구간입니다. 세노의 세노, 하치혼마츠의 하치를 따서 세노하치라고 불립니다.
우스이 고개의 66.6퍼밀, 이타야 고개의 33퍼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2.6퍼밀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급구배입니다. 사실 세노하치의 명물은 기울기 자체는 아닙니다. 급구배 구간이 끝나면 열차와 보조기관차를 정차 없이 분리한 것이 명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화물열차를 빼면 평범하게 열차가 오르내리는 구간이 되었습니다.
세노하치(세노역-하치혼마츠역) 구간을 달리는 화물열차 (c) Kazusan, CC-BY-SA 3.0 (link) |
이 구간은 산요 철도에 의해 1894년 개통되었습니다. 세노하치는 연속 급구배 구간이므로 상행 열차에는 보조 기관차를 연결해야만 했습니다. 개통 초기에는 모든 열차에 보조 기관차를 붙였습니다. 1894년부터 1986년까지는 보조 기관차를 운영하기 위해 세노역 근처에 세노 기관구가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1931년에는 공기 제동을 채용한 열차가 등장하면서 제동력이 강화되어 하행 열차에는 기관차를 붙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노역에서 보조기관차를 붙여서 하치혼마츠역까지 가고, 하치혼마츠역에선 보조 기관차가 분리되어 회송으로 다시 세노역까지 이동했습니다.
1962년 전철화 이후에도 전동차의 전동기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계속 보조기관차를 연결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열차의 출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보조기관차 없이 세노하치를 넘을 수 있는 전동차가 도입되었습니다. 점점 보조기관차가 필요한 여객열차편이 줄어들었고, 2002년 이후에는 여객열차에 보조기관차를 연결하지 않습니다.
하치혼마츠역 승강장입니다. 승강장에 붙어 있는 두 선로 사이에 중선(통과선)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선로에서 보조기관차 분리가 일어났었습니다. (c) OS6, CC-BY-SA 3.0 (link) |
하치혼마츠역에서 보조 기관차를 분리했던 시절에는, 주행 중에 보조기관차를 분리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치혼마츠 역은 2면 2선의 역인데 두 선로 사이에 승강장이 없는 중선(통과선)이 있습니다. 상행 열차가 이 중선으로 들어오면 열차를 멈추지 않은 채로 보조 기관차를 분리했습니다.
이와 같이 주행 중에 기관차를 분리하는 것을 ‘주행 해방’이라고 부릅니다. 세노하치의 주행 해방은 2002년 3월 이후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주행 중에 보조기관차를 분리하여 기관차는 멈추고 나머지 객차들은 계속 주행하는 모습이 영상에 남아 있습니다.
EF210-306 보조기관차를 연결해서 세노하치를 넘는 화물열차 (c) さりと, CC-BY-SA 4.0 (link) |
지금은 화물열차에 한해 히로시마 화물 터미널에서 사이조역까지 보조기관차를 붙여서 운행합니다.
2015년 3월부터 히로시마 지구에 도입된 신형 열차인 227계 열차는 국철 시대에 비해 출력과 브레이크가 향상되어서 세노하치를 통과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습니다. 신칸센도 우스이 고개에 있는 30퍼밀이라는 급구배를 넘는 시대인 만큼, 이제는 더 이상 22퍼밀 정도는 무리 없는 구배입니다.
사이조역 5번선에서 보조 기관차가 분리된 모습입니다. 보조 기관차는 2번선으로 이동하여 히로시마 화물 터미널역으로 회송될 때까지 대기합니다. (c) kh ws, CC-BY-SA 2.0 (link) |
지금은 사이조역 3번선이나 5번선(3번선에 여객열차가 있을 경우에 한함)에서 보조기관차를 분리하고 있습니다. 분리된 보조 기관차는 승강장이 없는 2번선으로 이동해서 히로시마 화물 터미널 역까지 다시 회송 운행합니다. 동쪽에서 온 화물 열차는 보조 기관차 연결 없이 그대로 1번선을 통과하여 히로시마 방면으로 향합니다.
2018년 히로시마 지구 폭우로 인해 선로가 유실된 세노하치 구간 (c) khws4v1, CC-BY-SA 2.0 (link) |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는 히로시마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선로가 유실되기도 했습니다.
열차에서 노트북으로 여유롭게 작업하면서 뜨거운 커피에 창문으로 스치는 풍경을 만끽하고 픈 몽상가
근데 열차 안은 아무래도 흔들리겠죠ㅋ
말씀하신 것들은 도카이도 신칸센을 타시면 하실 수 있습니다. 크게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단 몇 분 정도이긴 하지만 창문으로 보이는 후지산의 모습이 일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