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해외직구 전자기기 중고거래 부분 허용

스마트폰 등 전파를 사용하는 전자기기의 해외직구품 재판매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과기부는 개인 사용 목적으로 해외 직구를 통해 적합성평가를 면제받은 제품은 1년 이상 경과시 개인 간의 중고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관세법의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사실상 해외직구품도 1년이 지나면 재판매가 가능해지도록 규제가 완화된 것입니다. 시행령 개정 전에도 2021년 10월 15일부터 적극행정을 통해 사실상 허용하였습니다.

 

이 내용은 지난 9월 6일 개최된 제14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이 회의에서 1)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 2) 디지털트윈 활성화 전력, 3) 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적합성평가제도 종합계획이 의결되었는데, 그 중 3번 안건이 해외직구와 관련이 있습니다. 보도자료 중 해외직구품 중고거래 허용과 관련된 부분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해외직구제품 중고거래 허용) 또한, 1인당 1대에 한해 판매목적이 아닌 개인 사용 목적으로 해외 직구를 통해 적합성평가를 면제받고 반입한 제품을 타인에게 판매한 경우 그간 처벌 대상이 되었으나, 적합성평가 면제 취지와 소비자 선택권의 균형 등을 고려하여 반입 이후 1년 이상 경과 시 개인 간 중고거래를 허용한다.

출처: https://www.msit.go.kr/bbs/view.do?sCode=user&mId=113&mPid=112&pageIndex=2&bbsSeqNo=94&nttSeqNo=3180688&searchOpt=ALL&searchTxt=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방송통신기자재, 즉 스마트폰과 같이 전파를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은 전파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개인 용도의 사용을 위해서 해외직구를 하는 경우 1인 1대에 한하여 전파인증이 면제되어 왔습니다. 이 것도 2011년부터 가능해진 것이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개인 사용 목적이라도 전파인증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파인증이 면제인 것은 개인 사용 목적일 뿐입니다. 중고거래를 하게 되면 더 이상 개인 사용 목적이 아닙니다. 전파법 제86조 4의2항 "제58조의2에 따른 적합성평가를 받지 아니한 기자재를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ㆍ수입한 자"가 되어 원칙적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후기를 보면 개인 간 중고거래의 경우 초범이면서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경우 경우 훈방조치가 된다고는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판매 목적이 아닌 개인 사용 목적'이므로, 미개봉 제품을 1년 있다가 재판매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전파법 위반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새 제품을 재판매하는 것은 여전히 위법사항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개인이 직구해서 쓰던 전자기기를 중고거래하는 것까지 규제하는 것은 문제라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직구족 범죄자 만드는 전파법"(법률신문 기고, 2021. 08. 19. )에서 전승재 변호사가 기고한 논리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개인 간의 중고거래는 전파법상 판매가 아니고, 이미 적합성평가가 면제된 물건은 인증의무가 면제되었다고 봐야 하며, 구체적인 전파 위해 우려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전파인증 의무를 지울 법적 정당성이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저 또한 변호사님의 의견에 적극 공감합니다.

해외직구 물품 재판매를 가로막는 규제는 크게 관세법, 전파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번에 과기부에서 직구물품 재판매를 허용한 것은 전파법에 있는 규제를 완화한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관세법상 해외직구 물품 재판매는 불법이나, 관세청에서는 "예외적으로 개인이 사용하다가 명백히 중고로 인정될 수 있는 물품을 판매하는 경우 처벌되지 않습니다"(출처)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과기부에서는 전파법상 규제를 해제해 줬을 뿐이므로, 관세청에서는 관세법을 근거로 직구물품 재판매를 문제삼을 수 있습니다.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과기부와 관세청 간의 협의가 잘 진행되어 규정이 더 명확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