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출근 시간대 지하철/도시철도의 혼잡은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키타센주역은 도쿄의 북부에 있는 통근객을 싣고 온 조반선, 도부 스카이트리 라인과 츠쿠바 익스프레스선에서 내린 승객이 지하철 치요다선/히비야선으로 갈아타는 거대한 환승역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키타센주역의 치요다선 승강장에서 아침 통근 러시아워 시간의 대책을 알아보겠습니다.
치요다선 키타센주역 승강장. 질서를 위해 바닥에 파란색 선을 그어 놓은 것이 특징입니다. 저 파란색 선이 왜 그어져 있을까요? (c) Nesnad, CC-BY-SA 4.0 (link) |
키타센주역의 혼잡도
승차 인원만 놓고 보면 가장 수요가 많았던 2019년 기준, JR동일본(조반 쾌속선, 조반 완행선)은 22.1만명, 도부 철도(스카이트리 라인)는 22.6만명, 지하철 히비야선은 15.2만명, 지하철 치요다선은 14.7만명, 그리고 츠쿠바 익스프레스가 5.1만명입니다. 단순히 합쳐서 승차 인원이 70만명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역입니다. (회사 간 환승객까지 포함)
이런 만큼 시설도 어마어마합니다. 조반 쾌속선은 2면4선, 히비야선과 도부 스카이트리 라인을 합쳐서 4면7선으로 시설이 넉넉합니다. 츠쿠바 익스프레스는 1면2선이나 승차객이 5.1만명밖에 되지 않구요.
그런데 차객이 14.7만명이 이른 치요다선이 문제입니다. 상행 1선, 하행 1선 해서 1면2선입니다. 즉 수많은 통근객을 승강장 하나에서 다 받아내야 합니다.
치요다선 키타센주역 시각표 (하행 / 평일) (c) Tokyo Metro (출처) |
평일 아침 시간대(8시대)에는 열차가 2~3분 간격으로 운행하여 1시간에 25편 운행합니다. (참고: 2호선 시청역 내선순환은 평일 8시대에 17편 운행) 하지만 열차 수송량은 부족합니다. 이미 열차에는 JR의 조반 완행선 승객이 이미 타고 있습니다. 승객으로 꽉 찬 열차에 승객을 더 태워야 하므로 기타센주역은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침 러시아워 대책, "발차 시간이 되면 문을 닫습니다"
열차가 2~3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만큼 승하차 지연으로 열차가 2분 이상 정차하면 뒷 열차가 줄줄이 밀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면 열차가 더 혼잡해지고, 열차가 혼잡해지니 승하차 지연은 더 늘어납니다.
지하철 치요다선이 지연되면 JR의 조반 완행선이 지연됩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직통 운전하는 오다큐의 오다와라선까지 지연이 파급됩니다. 즉 이 역에서 지연이 발생하면 도쿄의 동서를 관통하는 계통 하나 전체에 파급이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2분마다 다음 열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열차가 승강장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빠져나가는 시간이 2분 미만이 되도록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아침 시간대 기타센주역의 풍경을 한 번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첫 머리에 안내표지가 나오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당 역은 러시아워(첨두시간)의 열차 지연 방지를 위해 열차가 출발 시각이 된 경우에는 열차 문을 닫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 7:34 발 ~ 8:53 발"
각 열차 정차위치에 전부 다 검정 제복을 입은 역무원과 파란색 옷을 입은 아르바이트 직원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문 앞에 서 있지 않고 차내 안쪽까지 들어가도록 역무원이 계속 안내를 합니다. 신속한 승차를 촉진하기 위해 정신이 없을 정도로 계속 안내방송을 합니다.
정차 후 시간이 지나면 역무원이 보는 전광판이 "삐~" 하는 소리가 나며 이 소리가 나는 즉시 승객이 더 탑승하지 못하도록 줄의 중간을 끊습니다. 그리고 30초동안 출입문을 닫고 홈 도어(스크린도어)를 닫고 안전 확인을 한 뒤 열차를 발차합니다. 승객이 문에 끼이지 않도록 직접 문 안으로 승객의 몸이나 짐을 밀어주기도 합니다. 열차 문을 열고, 승객 승하차를 하고, 안전점검 후 발차를 1분 안에 합니다. 이렇게 관리를 해도 곧바로 후속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옵니다.
영상을 이용해 조금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키타센주역의 피크 시간대는 8시 정각~20분 사이입니다. 영상의 1분 51초부터 보시기 바랍니다. 피크 시간대 중 하나인 8시 6분 발 요요기우에하라행 열차입니다. 정차 후 21초가 지난 2분 11초부터 "삐~"하는 소리가 나서 승차를 촉진합니다. 그리고 정차 후 42초가 지난 2분 23초에 문을 완전히 닫습니다.
문 앞에는 역무원이나 직원이 서 있어서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직접 확인합니다. 영상의 3분 13초 구간에는 역무원(검은색 제복)과 직원(파란색 옷)이 함께 승객의 몸을 문 안으로 밀어넣고 문을 닫습니다.
각 문에는 역무원과 직원이 서 있고 안전 확인을 합니다. 영상의 3분 42초부터 승객이 승차합니다. 영상의 3분 54초에는 문이 닫히고 있는데 뛰어들기 승차를 하는 승객을 역무원이 제지합니다. 역무원이 있어서 그런지 닫히는 문에 뛰어드는 승객도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4분 4초에는 역무원이 안전 확인을 한 뒤 열차 뒷편은 안전하다고 신호를 보냅니다. 그 뒤에 홈도어(스크린도어)를 닫고 열차를 발차합니다.
영상의 4분 26초와 같이 승객이 제대로 탑승하지 못한 경우 문이 닫히지 않도록 손으로 잡고, 다른 직원이 승객을 안으로 밀어넣은 뒤 문을 닫습니다. 영상의 9분 45초와 같이 승객이 제대로 탑승하지 못한 경우 승객을 힘으로 밀어넣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문 닫는 것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여러 명이 달라붙어 문을 닫습니다.
혼잡이 감소하면 (8:53 이후) 파란색 옷을 입은 직원은 철수합니다. 여전히 승객은 많지만 역무원 몇 명만으로 충분히 안전 확인은 가능합니다.
아침 혼잡시간에 직원이 추가로 투입되는 역은 키타센주역 뿐만은 아닙니다. 대다수의 역에는 역무원이 승강장에 나와서 안전 확인을 하며, 아주 혼잡한 역들은 파란색 옷을 입은 직원까지 투입됩니다. 기회가 되면 이 역들도 소개를 하겠습니다.
지난 주 이태원에서 발생한 비극으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비극을 계기로 지하철 2, 9호선의 과도한 혼잡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좋은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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