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카이도 본선의 지선인 타루이선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오가키역과 세키가하라역 사이에 있는 25퍼밀의 급구배입니다. 앞서 소개한 일본의 3대 급구배(우스이 급구배, 이타야 급구배, 세노하치)에 비해선 부족하지만, 흥미로운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바로 본선과 지선이 각각 상행선, 하행선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신기한 구간을 일본 위키피디아 내용을 참고하여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타루이 지선은 도카이도 본선 상행선 선로와 병행합니다. 이 구간에는 타루이역이 있는데, 타루이역의 상행선은 도카이도 본선, 하행선은 타루이 지선인 것입니다. 본선과 지선이 병행하게 된 역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 구간은 1884년 나카센도선(현재의 도카이도 본선의 일부)의 일부로 개업합니다.
복선화 완료 후 타루이역 부근 선로 현황 (1902년) (c) Nerd.tech, CC-BY-SA 3.0 (link) |
이후 1902년에 도카이도 본선이 복선화되면서 이 구간도 복선화됩니다. 이 구간에는 25퍼밀의 급구배가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25퍼밀 정도는 열차가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증기기관차가 운영되었습니다. 보조 기관차가 없으면 경사를 오를 수 없습니다. 연결 가능한 객차 수도 제한이 있어서 수송량에도 제약이 걸렸습니다.
1944년 신타루이선 개업 이후의 타루이역 부근 선로 현황 (1944년) (c) Nerd.tech, CC-BY-SA 3.0 (link) |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제는 도카이도 본선의 수송량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급구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보조 기관차, 수송량 제약 등)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1944년에는 오르막을 오르는 하행 열차선을 우회 선로로 이전하고 원래 하행선 선로는 폐선했습니다. 타루이역은 상행 열차만 취급하고 하행 열차는 근처의 신타루이역에서 취급했습니다.
졸지에 타루이역 이용자의 불편이 많아졌습니다. 타루이역에서 세키가하라 방향으로 갈 경우 오가키 역까지 거꾸로 가서, 다시 세키가하라역까지 갔어야 했습니다. 불편을 줄이기 위한 특례규정, 버스 운행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도는 이용자의 불편을 줄일 수 없습니다.
운임 계산의 특례 규정이 있기도 했습니다. 세키가하라역-타루이/신타루이역-오가키역 구간은 어떤 경로로 승차하든 최단거리 운임 규정이 적용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타루이역에서 오가키역을 통해 세키가하라역까지 가면, 실제 승차 구간과 상관 없이 타루이-세키가하라 구간의 운임만 내면 되었습니다.
신타루이역까지 가서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두 역 간의 거리는 3km에 달했기 때문에 타루이역 이용자의 불만이 높아졌습니다. 타루이역-신타루이역간 국철 버스도 운행했지만 이용자의 불편을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1946년 타루이 지선 개통 이후 타루이역 부근 선로 현황 (1944년) (c) Nerd.tech, CC-BY-SA 3.0 (link) |
결국 선로를 걷은지 2년이 지간 1946년에는 열차 선로를 걷었던 하행 선로 부지에 "타루이 지선"을 부설하여, 타루이역에서 상하행 열차를 모두 취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타루이선 개통 초기에는 하행 열차는 타루이역 경유가 절반, 신타루이역 경유가 절반이었습니다.하지만 점점 이용자가 많은 타루이역 경유 열차가 더 많아졌습니다.
폐선 직후인 1991년의 신타루이역 승강장 모습. (c) Gohachiyasu1214, CC-BY-SA 4.0 (link) |
도카이도 본선 하행선에 있던 신타루이역은 1986년 국철 민영화 직전에 폐역되고 맙니다. 이유는 당연하지만 수요 부족입니다. 역 폐지 직전 오가키 역에서 세키가하라로 가는 보통열차는 24편이 있었는데, 이 중 신타루이역 경유 열차는 6편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열차가 타루이역을 경유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편의성이 높아졌습니다.
지금은 역사 건물 및 역 주변의 나무를 포함한 모든 시설물이 철거되었고, 접근도 할 수 없도록 울타리가 설치되었습니다.
타루이역 역사 북쪽 출구. 2019년 촬영. (c) 猫型ロボット, CC-BY-SA 4.0 (link) |
한편 타루이역은 지금까지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약 30분에 한 대 정도로 열차가 운행하고 있습니다.
타루이역 부근의 도카이도 본선은 12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타루이선은 선로 규격이 낮아서 85km/h으로 속력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타루이역에 정차하지 않는 하행 열차(특급, 화물열차)는 타루이 지선이 아닌 우회 선로를 따라 운행하고 있습니다.
타루이역 부근 배선도 (c) ButuCC, CC-BY-SA 4.0 (link) |
타루이선의 세키가하라역과 타루이역 구간은 양방향 통행이 가능합니다. 세키가하라역에 도착한 하행 열차(마이바라 방향)가 회차해서 다시 상행 열차(나고야 방향)로 운행할 때 사용합니다.
세키가하라역에는 건넘선이 없습니다. 설령 건넘선이 있더라도 초록색 상행 선로로 건너가려면 주황색의 도카이도 본선 하행선과 평면 교차가 일어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타루이역까지는 타루이선을 이용해 가다가 타루이역에서 초록색 상행 선로로
진입하는 식으로 회차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20세기 초반에는 25퍼밀의 경사도 수송력에 장애를 줄 만큼 급한 구배였었습니다. 지금이야 25퍼밀 정도의 구배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 유명한 우스이 고개도 신칸센이 30퍼밀이라는 경사를 오르내립니다. 도쿄 한 가운데에 있는 우에노도쿄라인의 구배도 최대 33퍼밀입니다. 기술의 발전을 생각하면서 타루이선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보면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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